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재배 고도(Altitude)는 커피 향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커피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이는 더 복합적이고 풍부한 맛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번 글에서는 고도에 따른 커피의 맛 차이, 그 이유, 그리고 대표적인 고도별 커피 생산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1. 왜 고도가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칠까?
고도가 높은 곳에서 재배된 커피는 일반적으로 더 복합적인 향과 맛을 가지며,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1) 기온 차이와 커피 체리의 성장 속도
-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아지고, 커피 체리의 성장이 느려진다.
- 천천히 익은 커피 체리는 더 많은 당분을 축적하여 풍부한 맛을 형성한다.
-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클수록, 커피 체리는 더 밀도 높은 구조를 가지게 된다.
(2) 산소 농도와 커피의 밀도
-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커피나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 이 과정에서 커피 체리는 더 단단하고 밀도 높은 구조를 형성하며, 이는 커피의 맛을 더 깊고 복합적으로 만든다.
(3) 병충해와 질병의 영향
- 높은 고도에서는 일반적으로 병충해와 곰팡이 감염이 적어, 농약 사용이 적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 저지대에서는 커피 녹병(leaf rust)과 같은 질병이 더 흔해, 품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2. 고도에 따른 커피 맛의 차이
일반적으로 커피는 고도가 높을수록 향이 복합적이고, 산미가 뚜렷하며, 맛이 깔끔하다.
반면, 낮은 고도에서 재배된 커피는 바디감이 강하고, 쓴맛이 도드라지며, 카페인 함량이 높다.
해발고도(m)
해발고도(m) | 특징 | 커피 맛의 특성 | 대표 생산지 |
0~600m (저지대) | 빠른 성장, 카페인 많음 | 쓴맛 강함, 낮은 산미, 묵직한 바디 | 베트남(로부스타), 브라질 일부 지역 |
600~1,200m (중저지대) | 균형 잡힌 맛 | 낮은 산미, 고소한 견과류 맛, 부드러운 바디 |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
1,200~1,800m (중고지대) | 천천히 익음, 향미 복합 | 산미와 단맛 조화, 과일향, 밝은 맛 |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
1,800m 이상 (고지대) | 매우 천천히 익음, 고품질 | 강한 산미, 플로럴한 향, 복합적 풍미 | 에티오피아, 케냐, 파나마(게이샤) |
고도별 커피 맛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3. 고도별 커피 맛과 특징
(1) 0~600m (저지대 커피) - 강한 쓴맛과 묵직한 바디
✅ 대표적인 나라: 베트남, 브라질 일부 지역, 인도네시아
✅ 주로 로부스타(Robusta) 품종이 재배됨
-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커피가 빠르게 자라며, 과일향보다는 흙, 나무, 초콜릿 같은 묵직한 풍미를 가짐
-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함
- 바디감이 두텁고 크레마가 풍부하여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적합
💡 추천 용도: 진한 맛을 원한다면 로부스타 기반의 저지대 커피를 선택하자.
특히 베트남식 커피(카페 쓰어다)처럼 연유를 넣어 진한 쓴맛을 부드럽게 즐기는 방법도 인기다.
(2) 600~1,200m (중저지대 커피) - 부드러운 바디와 고소한 맛
✅ 대표적인 나라: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수마트라)
✅ 주로 아라비카(Arabica) & 일부 로부스타가 재배됨
- 낮은 산미와 견과류, 초콜릿 같은 고소한 맛이 특징
- 바디감이 부드러우며, 향이 강하지 않고 균형 잡힌 맛
- 초콜릿, 카라멜, 너트류의 향이 강하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풍미
💡 추천 용도: 라떼, 카푸치노, 블렌딩 커피에 적합
브라질 커피가 대표적으로 에스프레소 블렌드의 기본 베이스로 많이 사용된다.
(3) 1,200~1,800m (중고지대 커피) - 과일향과 산미의 조화
✅ 대표적인 나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페루
✅ 주로 아라비카(Arabica) 품종이 재배됨
- 과일향과 꽃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커피가 많음
- 적당한 산미와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밸런스가 뛰어남
- 콜롬비아 수프리모, 과테말라 안티구아 같은 유명한 싱글 오리진 커피가 많음
💡 추천 용도: 드립 커피, 핸드드립으로 싱글 오리진 커피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좋은 고도
(4) 1,800m 이상 (고지대 커피) - 강렬한 산미와 복합적인 향미
✅ 대표적인 나라: 에티오피아, 케냐, 파나마(게이샤), 예멘
✅ 주로 고품질 아라비카(Arabica) 품종이 재배됨
- 강렬한 산미와 복합적인 과일향, 꽃향이 뛰어남
- 와인 같은 풍미를 가진 커피가 많으며, 부드러운 질감
- 대표적인 예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케냐 AA, 파나마 게이샤가 있음
💡 추천 용도: 필터 커피(핸드드립)로 향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음
스페셜티 커피를 찾는다면 고지대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결론: 어떤 고도의 커피를 선택해야 할까?
✔ 쓴맛이 강한 커피를 원한다면? → 저지대 (600m 이하) 커피
✔ 부드럽고 밸런스 있는 커피를 원한다면? → 중 저지대 (600~1,200m) 커피
✔ 과일향과 산미를 즐기고 싶다면? → 중고지대 (1,200~1,800m) 커피
✔ 강렬한 산미와 복합적인 향미를 원한다면? → 고지대 (1,800m 이상) 커피
커피를 선택할 때 해발고도를 고려하면 더욱 자신에게 맞는 원두를 찾을 수 있다.
다음 커피를 구매할 때, 한 번쯤 원두의 재배 고도를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